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4·사진)가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13일 일본에서 발간됐다. 그의 15번째 장편인 이 작품은 1980년 문예지에 발표했으나 책으로 발간하지 않은 동명의 중편소설을 고쳐 쓴 것이다. 오랫동안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아 그의 팬 사이에서는 봉인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아사히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쓰고 싶은 것을 쓸 만큼 실력이 늘었다. 다시 써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3부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벽 안쪽과 바깥의 병행하는 세계를 다루고 있다. 17세인 주인공 ‘나’와 나이를 먹은 ‘나’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무라카미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리즘’이 흔들리는 시대”라며 세계 핵무기 문제가 재부상했고 영국도 유럽연합(EU)을 탈퇴했다는 점 등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런 시대에 벽 안에 틀어박힐 것인가, 아니면 벽을 넘어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 책의 독자들은 결코 전쟁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소중하게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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