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근육병 27세 청년, 4명에 새 삶 주고 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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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근육만으로 생활 곽문섭씨
“긍정적 생각에 행운” 늘 밝은 모습
갑작스러운 뇌사 판정에 장기 기증

온몸의 근육이 점차 약해지는 ‘근이양증’을 앓아 온 한 청년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곽문섭 씨(27·사진)가 지난달 24일 대구 남구 영남대병원에서 폐, 간, 양쪽 콩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17일 밝혔다.

곽 씨는 6세 때 근이양증 진단을 받아 초교 2학년 때부터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야 했다. 성인이 될 무렵에는 간신히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근력만 남았지만, 가족의 응원 덕에 경북대 컴퓨터학부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취직도 했으며, 글쓰기와 홍보 포스터 제작 등 재능기부 활동도 했다. 그는 신체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긍정적인 생각만 했더니 행운이 따른다”며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온 곽 씨가 지난달 10일 갑자기 쓰러진 뒤 뇌사 판정을 받자 가족들은 고심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가족들은 기증원에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던 곽 씨의 일부가 누군가의 몸에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곽 씨의 어머니는 “짧지만 열정적인 삶을 산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 줘. 엄마는 문섭이가 따뜻하고 예쁜 봄날 먼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할게”라며 작별을 전했다.

#희귀근육병#근이양증#곽문섭씨#장기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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