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대체 꿈의 에너지원
기술발달로 상용화 한발짝 다가서
베이조스-게이츠-올트먼 등 나서
핵융합 분야에 6조원대 민간투자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거부들이 잇따라 핵융합 분야에 투자하고 나섰다. 핵융합은 환경오염을 줄이면서도 무제한 발전이 가능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꿈의 에너지원’으로 불린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에 3억75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했다. 헬리온에너지는 ‘자기관성 핵융합’ 기술을 사용해 내년까지 전기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올트먼은 헬리온에 단순 투자를 넘어 AI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기술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데이비드 커틀리 헬리온 CEO는 “올트먼은 직접 조사하고 실험에 참여한다. 우리 직원들은 챗GPT로 작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티엘,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 세일즈포스 창업자 겸 CEO 마크 베니오프 등도 핵융합 기술 투자에 열을 열리고 있다. 이들은 핵융합로 건설이 몇 년 안에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니오프는 “핵융합은 엄청난 꿈이며 성배이자 신화”라며 “작동만 할 수 있게 (핵융합로를) 만들면 그 이후부턴 한계가 없다”고 했다.
미 핵융합산업협회의 조사 결과 핵융합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가 넘는 민간자금이 투자됐으며, 이 중 7개사는 최소 2억 달러(약 2660억 원)의 자금을 조달받았다. 피치북에 따르면 이 중 75% 이상이 2021년 이후 집중됐다.
이처럼 핵융합이 실리콘밸리 거부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핵융합 실험에서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큰 에너지를 생산하는 ‘순에너지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핵융합 에너지는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탄소 배출이 없고 무한 생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꿈의 에너지원’이지만 70년간 아무도 완성형 기술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현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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