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부부, 45년 만에 DNA로 실종아들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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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서 지적장애 아들과 생이별
“수년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해”
경찰 유전자 등록제도 통해 상봉

어머니 차타동 씨(왼쪽)가 4일 오전 경남 양산시 무궁애학원에서 45년 만에 만난 아들 은석 씨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창원중부경찰서 제공
어머니 차타동 씨(왼쪽)가 4일 오전 경남 양산시 무궁애학원에서 45년 만에 만난 아들 은석 씨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창원중부경찰서 제공
“내 새끼 맞네. 맞아!”

정청명 씨(79)와 부인 차타동 씨(75)는 4일 오전 경남 양산시의 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실종됐던 아들 은석 씨(54)를 보자마자 끌어안으며 외쳤다. 지적장애가 있던 은석 씨는 아홉 살이던 1978년 12월 혼자 경남 창원시 완암동 집을 떠난 뒤 부모와 연락이 끊겼다.

45년 만의 재회는 경찰이 운영 중인 ‘유전자(DNA) 등록제도’ 덕분에 가능했다.

자나 깨나 아들을 생각하던 아버지 정 씨는 올 3월 뒤늦게 이 제도를 알게 돼 창원중부경찰서에서 유전자를 등록했다. 아들 은석 씨는 지내던 장애인복지관 무궁애학원의 도움을 받아 2004년경 이미 유전자를 등록한 상태였다.

경찰은 DNA 분석을 통해 아버지의 구강 표피에서 채취한 유전자가 아들과 99% 이상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가족 상봉을 추진했다. 어머니 차 씨는 “아들을 잃어버리고 인근 보육원이란 보육원은 다 돌아다녔다. 생전에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아들을 찾게 돼 너무 기쁘다”며 경찰과 복지관 측에 감사를 표했다.

지적장애인인 은석 씨는 어린 시절부터 길을 잘 잃었다고 한다. 부부는 은석 씨가 사라진 후 실종신고를 하고 수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소문했지만 아들을 찾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은석 씨는 실종 8일 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발견된 후 무궁애학원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지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전자 등록제도를 집중 홍보해 장기실종자 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유전자 등록제도#45년 만의 재회#장기실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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