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구소멸 1호 국가’ 전망 콜먼 교수
“동거-비혼 등에 편견없는 시선 중요
이민보다 출산율 높이는 게 바람직
근로시간 단축-공교육 강화도 필요”
“합계출산율이 1.6∼1.7명에만 도달해도 고령화는 감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의 저출산을 완화하려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문화적 변화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 공교육 강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동반돼야 합니다.”
한국을 ‘인구소멸 1호 국가’로 전망한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17, 18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사장 정운찬)이 주최한 ‘한국의 저출산 위기와 미래 전망’ 학술행사 참석차 방한했다. 17일 콜먼 교수는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호텔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령사회에 대비하려면 이민보다는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콜먼 교수는 2006년 유엔 인구포럼에서 ‘출산율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이 인구소멸 1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해 1.13명이었던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까지 주저앉았다. 콜먼 교수는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에 국가가 소멸할 수 있고, 일본은 3000년에 일본인이 모두 사라질 위험이 있다”며 17년 전 예측을 강조했다.
콜먼 교수는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해 이민을 확대하는 방안도 “회의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단순히 이민을 확대하면 인구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이민자도 나이를 먹으므로 인구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며 “이민자의 출산율이 높아 토착 한국인의 비율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민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의 정책 결정권자라면 어떤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보나’라는 질문에 대해 콜먼 교수는 △육아휴직 제도나 근무시간 단축 등의 노동 제도 개선 △공교육 강화와 같은 정책적 요소 △가족 제도와 이민에 대한 문화·인식 변화를 들었다.
그러면서 “서구권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 피로도 관리나 동기부여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오히려 생산성이 늘어났다는 사례가 많다”며 “한국 기업들이 선호하지 않을 방법 속에 저출산 해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긴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콜먼 교수는 “동거나 비혼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 없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동거 가정처럼 결혼으로 형성된 전통 가족이 아닌 형태의 가족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출생신고도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가족에 대해 개방적인 인식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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