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흥 KAIST인공위성硏 소장
“우리별 1호 개발후 10번째 위성
美, 소형영상레이더 등 이전 꺼려
개척하듯 연구, 핵심기술 자체 개발”
“우리가 만든 인공위성을 31년 만에 국내 발사체에 싣게 돼 너무 감격스럽고, 누리호의 첫 ‘고객’이 돼 영광입니다.”
누리호가 우주로 쏘아올린 첫 실용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한재흥 소장(사진)은 누리호 3차 발사 하루 뒤인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누리호 3차 발사의 주 탑재위성이었던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25일 오후 7시 58분 대전 KAIST 인공지능연구소 내 지상국과 초기 교신에 성공한 데 이어, 26일 새벽 대전 및 해외 지상국과 7차례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10번째 인공위성이다. KAIST 주도로 국내 첫 위성인 우리별 1호가 개발된 지 31년 만이다. 한 소장은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위성이라는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31년간의 위성 연구는 ‘개척’에 가까웠다”고 했다.
특히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핵심 부품인 소형영상레이더(SAR)의 경우 국산화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고난도 기술인 데다 국방 관련 중요 기술이라 미국에서 수입하기도 쉽지 않았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소형영상레이더를 포함해 모든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첫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 개발에 성공했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국내 위성 역사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 상용 발사체 시장의 특성상 공급(발사체)이 수요(위성)에 한참 부족하기 때문에 발사체를 가진 나라나 기업이 협상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특히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 발사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권력의 추가 더욱 발사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한 소장은 “이제는 우리나라가 발사체 발사 능력을 갖춘 나라가 됐기 때문에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라며 “해외 발사체 기업과의 협상 과정도 훨씬 유리해졌다”고 했다.
위성이 임무에 필요한 궤도와 발사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해외 발사체를 이용하는 경우 원하는 궤도와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가는 발사체에 올라타야 한다. 발사체에서 빠져나온 뒤엔 위성용 추력기로 궤도를 수정하는 등의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누리호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원하는 ‘여명황혼궤도’로 올라가기 위해 발사 궤도는 물론 발사 시간까지 모두 ‘맞춤 제작’했다. 한 소장은 “국내 발사체가 본격적인 위성 수송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국내 위성들의 임무 수행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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