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정전 70년, 참전국 대사 인터뷰
살리흐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대사
“한국인과 진심으로 어우러져 살아
참전국 중 유일하게 ‘형제의 나라’로”
“튀르키예군은 6·25전쟁 때 전투만 하고 떠난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진심으로 어우러져 살았다. 많은 참전국 중 유일하게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2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살리흐 무라트 타메르 대사는 튀르키예 참전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공산주의 독재로부터 한국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당시 병력을 보낸 16개 유엔 참전국 중 4번째로 많은 육군 2만1212명을 파병해 사상자 2365명을 냈다.
타메르 대사는 “얼마 전 만난 6·25전쟁 한국인 생존자가 당시 튀르키예군과 미군은 한국인과 교류가 잦았고,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했다고 하더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튀르키예 군인은 경기 수원시에 ‘앙카라 학교’를 짓고 10여 년간 전쟁고아 수백 명을 돌봤다. 타메르 대사는 “이 학교 출신 한국인들과 연락한다”며 “올해 튀르키예 공화국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임한 타메르 대사는 “주변에서 ‘형제의 나라’로 간다며 부러워했다”면서 “어제 7, 8개국 대사들이 모인 행사에서 한국인 관계자가 나를 유독 반겨주셨다. 이런 일이 종종 있는데 내심 뿌듯하다”며 웃었다. 또 “튀르키예에는 원래 식당 앞에서 줄 서는 문화가 없는데 요즘 한식당 앞에만 줄이 늘어선다”며 “최근 딸 생일파티에서 보니 주요 대화 소재가 ‘블랙핑크’였다”면서 튀르키예 내 한류 인기를 전했다.
타메르 대사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총영사를 지냈고 부인도 우크라이나인이다. 그는 “러시아가 침공해 우크라이나인의 자유를 빼앗은 것은 분명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우호적인 관계에 대해 “한국도 대(對)중국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력을 받지만 중국 시장 등을 고려할 때 간단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으냐”며 “튀르키예와 러시아 관계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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