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이 된 사이클 선수가 도민체육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출전이 이뤄지면 성전환자(트랜스젠더)가 국내 주요 대회에 출전한 첫 사례가 된다.
3일 강원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강원 철원군에서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운영 중인 나화린 씨(37·사진)는 3일부터 양양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경기 3종목에 출전을 신청했다.
어렸을 때부터 여성이 되고 싶었던 나 씨는 어른이 돼 독립한 뒤 돈을 모아 지난해 10월 국내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성별을 바꿨다. 주민번호 뒷자리 첫 숫자도 ‘2’로 변경됐다. 강원도체육회는 법적으로 여성이 된 만큼 나 씨 참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전부터 동호회 등에 참여하며 사이클을 즐겼던 나 씨는 남성이던 2012년 같은 대회 사이클 남자 경기에 출전해 4개 부문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 나 씨는 지금도 키 180㎝, 몸무게 72㎏의 체격이며, 골격근량이 32.7㎏으로 일반 여성 평균(20∼22㎏)을 크게 앞지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회를 준비해 온 여성들이 상대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나 씨는 “체육대회에 남녀 부문뿐 아니라 성소수자 부문도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함께 뛰는 여성들이 반발한다면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나 씨가 우승을 싹쓸이한다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대회 출전을 막는 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어 고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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