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인 데다 동포들의 숙원이던 재외동포청 신설까지 이뤄진 올해를 기념하기 위해 120년 전 그때처럼 태평양 횡단을 시도했습니다.”
4일 오전 인천 중구 왕산마리나. 올 3월 4일 요트를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출발해 태평양을 건너온 남진우 미주한인요트클럽 회장(63)이 이렇게 말했다. 남 회장을 포함한 4명의 대원은 1만4000km에 걸친 93일의 항해가 끝나는 순간을 만끽하며 환하게 웃었다.
2016년 미주한인요트클럽을 처음 만든 남 회장은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해 꿈꾸던 태평양 횡단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1903년 당시 선조들이 인천을 출발해 사이판, 하와이를 거쳐 LA에 도착한 항로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한인 이민의 역사를 되새겨보자는 취지였다.
남 회장은 “캄캄한 밤바다 위에서 폭풍우를 만나는 등 무서운 순간도 많았지만, 동료 대원들이 있어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전혀 모르는 사이판, 하와이 한인들이 따뜻하게 맞아줬을 때 한국인의 끈끈한 정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5일 송도에서 열리는 재외동포청 개청 기념행사에서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공식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은 세계 730만 명의 재외동포 관련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남 회장은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재외동포청 신설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라며 “한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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