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후계자 낙점된 삼남 “트럼프 재선 막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3일 03시 00분


알렉산더, 자산관리 재단 회장 맡아
32조원 규모 ‘투자제국’ 이끌게 돼
“나는 더 정치적… 진보적 가치 확대”
내년 美 대선때 反트럼프 기부 예고

조지 소로스(오른쪽)와 그의 삼남이자 후계자 알렉산더의 다정한 모습. 소로스가 두 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알렉산더는 26세이던 2011년부터 여러 자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알렉산더 소로스 트위터
조지 소로스(오른쪽)와 그의 삼남이자 후계자 알렉산더의 다정한 모습. 소로스가 두 번째 부인에게서 얻은 알렉산더는 26세이던 2011년부터 여러 자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알렉산더 소로스 트위터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이자 미국 민주당의 최대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93)가 그동안 일군 250억 달러(약 32조 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37세 삼남 알렉산더 소로스에게 물려준다. 알렉산더는 “아버지보다 내가 더 정치적”이라며 민주당 지원 의사를 내비쳐 내년 미 대선에서 치열한 선거자금 경쟁이 벌어질 것을 예고했다.

알렉산더가 소로스가(家)의 자산을 관리하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회장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1일(현지 시간) 보도로 세상에 공개됐다. 소로스가 1993년 세운 자선단체인 OSF는 가족 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보유한 180억 달러(약 23조2500억 원)를 2017년에 이전받는 등 ‘소로스 제국’의 정점에 있다. 세간의 관심은 소로스가 후계자를 지목할지에 쏠렸지만 사실상 후계 수업을 받던 차남 조너선(52)이 2011년 소로스와의 갈등 끝에 결별한 뒤 알렉산더가 후계자로 낙점된 것이다.

소로스는 2004년 “조지 W 부시(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는 게 내 삶의 초점”이라며 선거자금 기부를 통해 미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알렉산더는 아버지 소로스가 선거자금을 기부하기 위해 조직한 ‘소로스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도 이끌고 있다. 소로스는 약 1억2500만 달러(약 1614억 원)를 슈퍼팩에 배정한 상태다.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알렉산더는 WSJ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며 “성평등, 낙태권 등 아버지의 진보적 가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을 하게 될까 봐 우려가 크다. 정치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이 정치에 관여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반(反)트럼프 전선에 대대적으로 기부할 것을 예고했다.

자칭 ‘중도 좌파’라는 알렉산더는 OSF 활동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들을 접촉해 왔다. 그는 민주당이 지지세력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며 “누군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들이 길을 잃었거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투자 제국#反트럼프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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