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방문때 숙소로 제공 ‘뿌리의 집’
무상임대 끝나 새로운 공간 찾아야
입양인 가족 찾기사업 등은 계속돼
“해외입양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비빌 언덕’이 하루빨리 다시 세워졌으면 합니다.”
7일 서울 종로구 해외입양인 게스트하우스 ‘뿌리의 집’. 이곳을 운영 중인 김도현 목사(69)는 벽에 붙어 있는 여러 장의 사진을 응시한 채 이같이 말했다. 비슷한 피부색과 머리카락을 지닌 사진 속 인물들은 영락없는 ‘한국인’인 듯했지만 이들은 국적도, 언어도 모두 제각각 다른 한국계 해외입양인이다.
뿌리의 집은 2003년 7월 김길자 경인여대 명예총장이 한국에 방문한 해외입양인들을 위해 자신이 살던 집을 직접 내놓아 만들었다. 약 20년간 5000명 넘는 해외입양인들이 이곳에서 5만 박 이상을 머물렀다고 한다. 그동안은 무상 임대 형태로 운영됐으나 추가 임대 연장이 어려워지며 지난달 말부터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사실상 종료됐다.
이날 뿌리의 집에서 개원 20주년 및 게스트하우스 운영 종료 기념식이 열렸다. 미국, 벨기에, 독일 등 세계 각지로 입양됐다가 친부모를 찾기 위해 이곳을 이용했던 수많은 해외입양인이 게스트하우스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해외입양인 제인 정 트렌카 작가는 축사를 통해 “엄마의 김치 맛을 모르던 우리가 이곳을 통해 집밥을 알게 됐다”며 “이곳의 좋은 기억들을 잊지 않겠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종료됐으나 입양인들의 가족 찾기나 해외입양 인식 개선 등 기존 사업은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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