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상의 제주포럼’ 강연
고령화 따른 ‘한일 경제상황’ 비교
“한국 젊은세대 역동성이 강점
새 산업전환 구조조정 이뤄내야”
“한국이 일본의 소득은 따라잡았지만 자산 측면에서는 아닙니다. 일본은 잘사는 노인, 한국은 돈 없는 노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14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제46회 제주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한국과 일본 경제 상황을 비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고령화 사회라는 점에서 한국이 일본의 경제 상황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의 약점은 출산율이 더 낮아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일본은 1970∼90년대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많이 해 재산이 풍부한 잘사는 노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최근 일본 경제가 좋은 배경에 대해 “여러 이유가 있지만 20년 동안 개혁을 하며 고령화 속도를 조절했으며 부족한 노동력을 외국인·여성으로 대체했다”며 “꼭 일본과 같은 길을 갈 필요는 없지만 (나쁜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국이 가진 장점으로는 ‘젊은 세대의 역동성’을 꼽았다. 이 총재는 “한국의 젊은층이 훨씬 역동적이고 K팝 같은 것이 발전하고 있다”며 “장점을 갖고 노력해서 일본처럼 20년 고생하지 않고 빨리 (경제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연 내내 구조조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가 뜨면 기존 내연기관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정비공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반대로 전기차용 타이어나 디지털 변화 등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고된 기간 정부의 사회안전망으로 생활이 보장된 상태에서 새 산업으로 인력과 자본이 이동해야 하는데 한국이 가진 구조가 유리하진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물가, 미국과의 금리 차, 가계부채 문제 등 세 가지 이유에서 당분간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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