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선생 부인의 유해 사후 71년만에 국내 봉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9일 03시 00분


최 선생의 순국 추정지 흙과 함께
103년 만에 14일 서울현충원 합장

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부인 최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향해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부인 최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향해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최재형 선생(1860∼1920)의 부인 최엘레나 여사(1880∼1952)의 유해가 사후 71년 만에 한국으로 봉환됐다. 최 여사는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린 최 선생의 동지들을 후원하는 등 독립운동을 적극 도왔다.

국가보훈부는 “최 여사 유해가 7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항공편으로 출발해 인천에 도착했다”며 “유해는 8일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국립서울현충원 봉안식장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여사는 1897년 최 선생과 결혼해 슬하에 3남 5녀를 뒀다. 최 선생이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해 항일 의병투쟁에 매진하는 등 조국 독립을 위해 앞장서는 동안 최 여사는 대가족을 돌보고 최 선생 동지들을 후원했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로 순국한 뒤엔 그의 가족도 보살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선생이 1920년 4월 일본군에 체포된 뒤 탈주를 시도하다 총격을 받고 순국하자 최 여사는 자녀들과 함께 곤궁한 생활을 이어갔다. 1922년에는 러시아가 공산화되면서 자본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키르기스스탄으로 유배를 가야 했다. 1952년 별세한 최 여사 유해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었다.

보훈부는 최재형기념사업회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최 여사의 유해 수습 등 절차를 시작했다. 최재형기념사업회는 유해가 수습된 비슈케크 묘지 터에 기념비를 세웠다.

최 여사 유해는 최 선생이 순국한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관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이 11일 국내로 들어오면 이 흙과 함께 14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부부가 합장되는 현충원 내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는 원래 최 선생 묘가 있었던 곳으로 알려졌지만 2009년 가짜 후손이 엉뚱한 시신을 묻은 사실이 확인돼 이후 비어 있었다.

#최재형 선생 부인#유해#사후 71년만에 국내 봉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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