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스승… 김준엽 선생의 삶 깊게 성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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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서 ‘탄생 100주년 기념전’
‘마지막 광복군’ 발자취-유품 전시
31일까지 ‘김준엽 주간’ 추모 행사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전’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찬 광복회장, 김준엽 선생 아들 김홍규 씨, 김동원 고려대 총장, 김정배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전’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찬 광복회장, 김준엽 선생 아들 김홍규 씨, 김동원 고려대 총장, 김정배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탄생 100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전’ 개막식에서 그의 아들 김홍규 씨는 내빈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 선생(1923∼2011)은 ‘마지막 광복군’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불렸다.

개막식에는 가족과 학교 관계자 외에도 선생을 추모하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기념사에서 “광복군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올곧은 선비, 훌륭한 학자, 시대의 스승이셨다. (기념전을 통해) 선생의 삶을 깊게 성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선생의 생전 가르침을 소개하며 “시대를 앞서 생각해 현명한 말씀을 남기셨다. 100주년을 맞아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개막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기념관에 전시된 선생의 저서, 유품, 독립유공자증 등을 둘러봤다.

선생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 등 그의 발자취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홍성국 씨(68)는 “40년이 지났지만 선생의 독립투쟁 강의를 듣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며 “한 번은 수업 후 연구실로 부르더니 쌓여 있는 책 수십 권 중에서 읽을 책을 추천해 주셨다”고 기억했다. 김모 씨(26·고려대 한국사학과 대학원생)는 “아시아문제연구소를 설립하시는 등 선생의 발자취가 학교 곳곳에 남아 있다”며 “고려대 총장이기도 하셨지만, 사학과에도 의미가 깊은 분이라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선생은 1923년 8월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났다. 일본 게이오대를 다니다 일본군으로 강제 징집돼 중국 전선에 투입됐다가 탈출했다. 한국광복군에 들어간 뒤 일명 ‘독수리 작전’에 참여하는 등 독립운동 최전선에 나섰다.

광복 후 1949년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1982∼1985년 제9대 고려대 총장을 지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총장을 지냈던 그는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다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가 물러날 때 학생들은 ‘총장 사퇴 결사반대’를 외쳤다.

고려대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31일까지 ‘김준엽 주간’ 행사를 진행한다. 졸업생들이 주관하는 ‘추모 문화제’(26일), ‘김준엽과 동아시아사’를 주제로 한 ‘김준엽 렉처’(28일), 국제 학술회의 ‘독립운동의 국가 구상’(29일), 대학원생 콜로키엄 ‘1980년대 한국의 대학과 김준엽’(30일), 인문학 콘서트 ‘고려대학교와 김준엽, 그리고 미래의 인문학’(31일) 등이 이어진다.

#탄생 100주년#특별전#마지막 광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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