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란 내 여성 억압과 인권 탄압에 맞서 수십 년간 싸워 온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사진)에게 수여됐다.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모하마디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이란 여성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의 인권과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싸움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2021년 경찰에 체포돼 현재 수감 중인 모하마디는 지난해 옥중에서 여성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고문, 학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모하마디 가족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상은 이란인 모두의 것”이라며 대신 소감을 발표했다.
‘이란 여성인권’ 30년 투사, 옥중 노벨평화상
나르게스 모하마디 수상자로 선정 31년 징역형-154차례 채찍질형 고초 “승리는 쉽지 않지만 분명히 온다” 노벨상委 “12월 시상식 참석 허가를”
“올해 수상자는 여성이자 인권투사다. 표현의 자유와 여성 인권을 위해 투쟁하며 개인의 큰 희생이 있었다. 이란 당국은 그를 13차례 체포해 31년의 징역형과 154차례 채찍질형을 선고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를 선정했다고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지난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란 정부의 차별과 억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함께 기린다. 당시 시위자들이 외쳤던 ‘여성, 삶, 자유’라는 구호는 수상자인 모하마디의 헌신과 노력을 적절하게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히잡 착용 규정 위반으로 도덕경찰의 조사를 받던 22세 여성 마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뒤 이란 전역에선 반정부 시위가 크게 확산됐다.
젊은 물리학도였던 모하마디는 1990년대부터 여성 인권 활동가로 투신해 진보 성향의 신문사에서 칼럼니스트 등으로 일했다. 2003년에 이란 비정부기구인 인권수호자센터(DHRC)에 합류해 현재 이 센터 부소장직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무슬림 여성 최초로 200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시민운동가이자 인권 변호사인 시린 에바디(76·여)가 세운 단체다.
구금과 석방을 반복해온 모하마디는 2021년 반국가 선전물 유포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수도 테헤란 소재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1일 이란에서 아르미타 게라반드라는 16세 여성이 히잡 규정 위반으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의혹이 번지자 모하마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아르미타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옥중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날 모하마디의 가족은 수감 중인 그를 대신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용기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하마디가 자주 하는 말을 인용해 “승리는 쉽지 않지만 분명히 온다”고도 했다.
CNN은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이름은 이란 인권 투쟁과 동의어가 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중동 지역 국가에서 여성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을 세계가 주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모하마디의 이번 수상이 테헤란(이란 정부)을 분노케 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베리트 레이스아네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란 정부가 올바른 결정을 하는 정부라면 모하마디를 석방하고, 12월에 열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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