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77·사진)가 수상했다. 그는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을 제시한 미국의 저명한 노동경제학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 시간) “골딘 교수는 수세기에 걸쳐 여성의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설명을 제공했다”며 “그의 연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성별 격차의 주요 원인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그는 1969년부터 수여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 세 번째 여성 수상자다. 공동 수상이 아닌 단독 수상으로는 여성 중 처음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첫 여성 테뉴어(정년 보장)가 되는 등 스스로 경제학계의 ‘유리천장’을 깨왔다.
골딘 교수는 평생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겪는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왔다. 2021년 국내에서 처음 번역된 저서 ‘경력과 가정(Career and Family)’에선 성별 소득 격차가 노동시장 구조와 가정에서의 역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고 지적했다. 더 많이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갖는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job)’ 구조에서 여성은 가족들에 대한 돌봄 책임을 택하고, 남성은 경제적 부양을 선택하면서 승진이나 임금 등에서 남녀 격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2013∼2014년 미국경제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없애기 위해 고용 체계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돌봄 시스템을 강화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높여야 여성과 남성 간의 임금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도 여러 논문과 강연 등을 통해 밝혀 왔다.
골딘 교수의 제자인 황지수 서울대 교수는 “경제사와 노동경제학을 결합해 100년 동안 여성의 경제 활동과 일과 가정에 대한 선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연구해 온 분으로 그 분야의 개척자”라며 “한국 여성 경력 단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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