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조종사 4명… 선발 2768명 지원
베트남 이주여성-신경외과 의사 등
21일 T-50 타고 전술기동 등 체험
순직 조종사 가족과 베트남 출신 귀화자 등 4명이 제9기 국민조종사로 최종 선발됐다고 공군이 11일 밝혔다. 공군 조종사와 함께 국산 항공기에 탑승해 조종 임무를 체험할 수 있는 국민조종사는 2009년부터 격년제로 선발하고 있다.
올해 2768명이 지원해 역대 최고 경쟁률(692 대 1)을 뚫고 선발된 4명에는 순직 공군 조종사의 친형인 김종섭 씨(49)가 포함됐다. 김 씨의 동생인 김종수 소령은 2005년 7월 13일 서해상에서 F-5 전투기를 타고 야간 작전 중 순직했다. 김 씨는 “아버지의 부재에도 반듯하게 자라준 조카들에게 아버지의 멋졌던 모습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호정 씨(41·여)는 2001년 결혼과 함께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뒤 2007년 귀화했다. 이후 은행원과 베트남어 강사 등으로 일하면서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다문화 가정 가족들에게 언어 문화적 격차를 극복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 지원했다”고 밝혔다.
뇌종양 환자를 수술·치료하는 신경외과 의사인 김의현 씨(47)도 선발됐다. 그는 “어릴 적 품었던 전투기 조종사의 꿈에 도전함으로써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학생 유동현 씨(26)는 2018년 사하라 사막과 고비 사막, 아타카마 사막, 남극 등에서 펼쳐진 4대 극지 마라톤을 최연소로 완주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청년이다.
이들은 2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막하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에서 공군 조종사들과 함께 T-50, FA-50 등을 타고 1시간 비행 체험에 나선다. 서울공항을 이륙해 태백산맥을 지나 동해안 정동진과 삼척 해안까지 영토 곳곳을 둘러보고 임무 공역에서 공중 전투·전술 임무 기동을 체험하고 귀환할 예정이다. 비행 체험 후엔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머플러)’와 국민조종사 임명장을 받게 된다. 또 공군은 ‘한미동맹 70주년 명예 조종사’로 주한 미7공군 제51전투비행단 공보장교 미셸 장 중위(여)를 선정했다. 장 중위의 조부는 6·25전쟁 때 우리 공군 항공기 정비병으로 싸운 참전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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