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책상 12개가 놓인 교실에선 푸른 수형복을 입은 소년수 10명이 EBS 수능 교재를 펼쳐 놓고 공부하는 중이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김종한 사회복귀과장은 “교도관 생활을 33년 동안 하면서 소년수가 재범을 저질러 재수감되는 걸 여러 차례 봤다”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장 제의가 왔을 때 승낙했다”고 말했다.
16일 소년수 10명은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이들이다. 기존에는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를 때 교육부 파견 감독관 앞에서 시험을 봐야 했다.
소년수들에게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김민선 씨(20)는 “처음에는 숙제도 제대로 못 해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쪼개 자습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검정고시반 영어 수업을 담당하는 임진호 교도관(29)은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여럿 달렸더라”며 “읽은 후 마음이 상한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안 변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자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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