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에 사는 9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평생 모은 4000만 원을 기부했다.
23일 정읍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경 연지동 행정복지센터에 A 씨가 찾아왔다. A 씨는 민원 업무를 보던 직원에게 하얀 봉투(사진)를 하나 건넸다. 봉투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라’라고 써 있었다. A 씨는 직원에게 “작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고만 밝힌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봉투를 열어본 직원은 안에서 1000만 원짜리 수표 4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A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최근까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복지센터 측이 A 씨에게 연락하자 “혼자 살면서 돈을 쓸 일이 크게 없어 조금씩 모았고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떠들썩하지 않게 조용히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또 “절대 신원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고명석 연지동장은 “소중한 성금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A 씨가 건넨 성금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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