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故 임성철 소방장 영결식
유족-동료 소방관 등 800여명 참석
어머니는 조사 낭독한 동료 안아줘
尹대통령 “고인 헌신 잊지 않을 것”
“딸 같은 아들, 본받고 싶은 아들, 순수하고 착한 우리 아들에게 이제 아무것도 해줄 수 없게 됐네. 나중에 꿈에서라도 만날 수 있겠지. 바람결에 네 목소리가 들리겠지….”
5일 오전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 고 임성철 소방장(29)의 아버지 임영준 씨가 고별사를 읽다 흐느꼈다. 영결식장 곳곳에선 동료 소방관들의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감정을 추스른 임영준 씨는 “아들의 희생이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되면 만족하고 아들의 숨결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겠다”며 거수경례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날 한라체육관에선 1일 서귀포시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뒤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임 소방장의 영결식이 제주도청장으로 엄수됐다.
임 소방장의 운구 차량이 오전 10시 체육관에 도착하자 도열해 있던 동료 소방관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어 묵념과 고인 약력 보고로 영결식이 시작돼 1계급 특진 추서, 옥조근정훈장 추서 등이 이어졌다.
고인의 동기로 함께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서 일했던 장영웅 소방교는 추도사에서 “하루하루 삶에 충실한 너를 하늘은 왜 그리 빨리 데려갔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며 울먹였다. 또 “내일부터 소방관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한 사람에게 달려갈 때마다 너를 내 가슴에 품고 함께 가겠다”고 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자리로 돌아가는 장 소방교를 한참 안아주며 위로했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소방관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남화영 소방청장이 대신 읽은 조전에서 “화재 현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구조 현장에서 망설이지 않은 젊은 소방관을 화마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킨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고인은 이날 오후 3시 제주시 노형동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됐다. 국가보훈부는 고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날 정부세종청사 보훈부 청사를 비롯해 전국 지방보훈관서와 국립묘지, 소속 공공기관에 조기를 게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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