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감옥에서 마지막으로 아들을 만나 끌어 안았습니다. 아들은 소리도 못 내고 숨죽여 울고 있었어요….”
탈북민 김명화(가명·여) 씨는 네 살배기 아들과 작별 인사를 했던 그 순간이 계속 눈에 아른거린다고 했다. 2006년 중국 랴오닝성의 변방대 감옥에서 자신이 강제북송되기 직전 상황이었다.
그에 앞서 배고픔에 지쳐 탈북을 택한 김 씨는 랴오닝성에 인신매매로 팔려가 중국인 남편과 살게 됐다. 김 씨는 곧 아이를 가졌지만 불법 체류자 신분이 발각될까 봐 병원엔 갈 수 없었다. 한 산파의 가정집에서 아픔을 참아가며 아들을 낳았다.
“공안이 마을에 온다”는 소식은 김 씨에겐 재앙이었다. 어린 아들만 집에 두고 도망치곤 했다. 그러다 결국 아들이 네 살 되던 무렵 공안 관계자들이 집으로 찾아왔고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아들이 체포 장면을 지켜볼 때도 울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다시 탈북에 성공한 뒤 어렵게 아이를 만났는데 ‘엄마 왜 잡혀 갔어’란 말만 계속 하더라”고 말했다고 탈북 여성을 돕는 인권단체인 통일맘연합회 측이 밝혔다.
유엔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인권 상황을 점검하는 ‘보편적 인권정례검토(UPR)’를 하루 앞둔 22일, 김 씨처럼 중국에서 강제북송돼 자녀와 생이별한 탈북 여성의 경험이 담긴 사례들이 세계 각국 유엔 대표단들에 전달됐다. 통일맘연합회의 김정아 대표는 이날 “UPR 실무회의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80여 개국 대표단에 피해 사례가 담긴 자료를 전달했고, 유럽 대표부의 아시아 인권 담당자 6명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북송이 곧 중국인 자녀의 인권 침해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을 강조해 달라고 (대표단에)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 대한 UPR 회의는 23일 열린다.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북송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강제북송된 탈북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서면질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중국에 대한 UPR은 그동안 4차례 진행됐지만 우리 정부가 서면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문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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