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우정 현장서, 다시 안은 한일 빙속여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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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金경쟁 강릉 경기장서
이상화-고다이라 나오 재회
이젠 청소년올림픽서 후배들 도와
고다이라, 한국말로 “파이팅” 외쳐

이상화(오른쪽)와 고다이라 나오가 22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포옹하고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이 경기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우정을 나눴던 둘은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곳을 다시 찾았다. 이 경기장에서 둘이 만난 건 평창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강릉=뉴시스
이상화(오른쪽)와 고다이라 나오가 22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포옹하고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이 경기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우정을 나눴던 둘은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곳을 다시 찾았다. 이 경기장에서 둘이 만난 건 평창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강릉=뉴시스
‘빙속 여제’ 이상화(35)와 ‘성난 고양이’ 고다이라 나오(38·일본)가 뜨겁게 경쟁을 벌이고 그보다 더 뜨겁게 우정을 나눴던 그 경기장에서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개막 4일째인 2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서로 끌어안았다.

경기장에 먼저 도착한 이상화는 “입구에 들어서는데 울컥하더라. (고다이라를 만나면) 감격스러운 나머지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고다이라가 실제로 경기장에 들어서자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반갑다”며 손을 잡았다. 고다이라도 “이 경기장에서 다시 만나니 선수 시절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두 사람은 은퇴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지만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다시 만난 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6년 전 이 경기장에서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경기 전에는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이 높았다. 먼저 레이스에 나선 고다이라는 성난 고양이처럼 등을 세우고 달려 올림픽 기록(36초940)을 새로 썼다. 그러고는 환호성이 들리는 관중석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는 의미로 검지손가락을 입에 댔다. 은퇴 전 마지막 레이스를 앞두고 있던 이상화를 배려한 행동이었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던 이상화는 37초330에 그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가 눈물을 쏟자 고다이라가 제일 먼저 다가가 끌어안았다. 이후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어깨동무를 한 채 트랙을 돌았다. 두 사람의 우정은 평창 올림픽을 대표하는 명장면이 됐다.

둘은 이제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에서 어린 선수들을 돕고 있다. 이상화는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으로, 고다이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롤모델 선수로 활동 중이다. 이상화는 “선수들이 여러 가지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다이라도 “우리가 어릴 때는 청소년올림픽이 없었던 게 아쉽다. 상화와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은퇴 기자회견 등에서 한국어 인사말을 남겼던 고다이라는 이 자리에서도 ‘한국어 응원 메시지를 남겨 달라’는 취재진의 부탁을 받았다. 고다이라는 이상화와 귓속말을 주고받은 뒤 “우리 선수들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고다이라가 한국말로 “나 잘했어?”라고 묻자 이상화는 일본말로 “다이조부(괜찮았어)”라고 답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상화#고다이라 나오#재회#한일 빙속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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