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진동을 관객과 나누기 위해 배우, 창작진 모두가 과분한 일을 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작품의 의미를 읽어내려 애써주신 심사위원들과 공연을 보러 와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29일 열린 ‘KT와 함께하는 제60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연극 ‘비비비(B BE BEE)’로 작품상을 받은 배우 겸 연출가 성수연이 이렇게 말했다. 우란문화재단의 ‘비비비’와 국립정동극장, 극단 돌파구가 공동기획한 ‘키리에’는 각각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자적 존재와 마주하는 과정에 주목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60년간 연극계에 꿈과 희망을 준 동아일보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팬데믹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 차원에서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던 동아연극상은 올해 4년 만에 따뜻한 발걸음으로 북적였다. 이경미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장은 “어려운 창작환경에서도 극장을 지키며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큰 힘이 돼준 모든 연극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연출상은 ‘싸움의 기술, 졸’의 김풍년 연출가에게 돌아갔다. 연기상은 각각 ‘싸움의 기술, 졸’과 ‘키리에’에 출연한 이미숙, 유은숙 배우가 수상했다. 이미숙은 “20년 넘게 수많은 인물들을 연기하며 적어도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는 신념으로 연기를 해왔다”며 “그 인물들과 함께 받는 상이라 더 행복하고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험극 ‘혁명의 춤’으로 특별상을 수상한 김우옥 연출가는 “60년 전 한국 연극계의 현실을 직접 목격했기에 당시 동아연극상 창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 잘 안다”며 연극상의 의미를 다졌다. 이어 “40여 년 전 초연 때는 작품을 본 관객과 평론가들이 당혹해했지만, 지난해 공연에선 젊은 관객들이 환호하며 작품을 인정해줬다. 세상이 바뀌었음을 직감했다”며 “바뀌어 가는 시대에 맞는 새 연극을 만들기 위해 우리 다함께 고민하자”고 말했다.
희곡상은 ‘그게 다예요’를 쓴 강동훈 작가, 무대예술상은 ‘엑스트라 연대기’의 김혜림 디자이너, 새개념연극상은 다페르튜토 스튜디오가 받았다. 신인연기상은 배우 백성철과 권은혜, 신인연출상은 ‘고쳐서 나가는 곳’을 쓰고 연출한 박주영 연출가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광보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 심사위원인 이경미 평론가, 김명화 작가 겸 연출가, 김옥란 평론가, 전정옥 평론가, 전인철 연출가가 참석했다. 김정호 배우 겸 심사위원이 사회를 봤다. 그밖에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을 포함한 200여 명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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