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인간 뇌에 ‘텔레파시’ 칩 첫 이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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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컴퓨터-폰 조작 목표
뇌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
FDA 승인 받아 뇌 임플란트 이식
칩 이식 안전성 우려 목소리도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한 첫 사례가 나왔다.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학계에서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개발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9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뉴럴링크가 어제 뇌 임플란트를 이식한 첫 환자가 탄생했고, 잘 회복하고 있다. 뉴럴링크의 첫 제품은 텔레파시”라며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스티븐 호킹이 고속 타이피스트(타자 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나 경매인보다 더 빠르게 의사 소통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고 덧붙였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으로, 사람의 뇌에 이식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뇌 임플란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 임플란트에 대한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후 9월부터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했고, 약 5개월 만에 첫 환자 수술이 이뤄진 것이다.

뇌 임플란트 기술은 전극을 통해 뇌의 신호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뉴런)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팔을 움직이거나 냄새를 맡는 등의 명령을 내린다. 뇌의 명령에 따라 뉴런에는 일종의 ‘패턴’이 나타나게 된다. 뉴럴링크의 칩은 이 패턴을 읽어 컴퓨터로 전송한다.

동전 크기만 한 뉴럴링크의 칩에는 머리카락만큼 얇은 64개의 실 모양 부품이 달려 있고, 이 안에는 총 1024개의 전극이 있다. 이 전극이 뉴런 근처에서 뇌의 패턴을 읽어내는 것이다. 머스크가 X에 올린 글에 따르면 첫 이식 결과 뇌 임플란트는 뉴런 스파이크(전기적 신호)를 안정적으로 읽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럴링크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는 척수 손상으로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사지 마비 환자 또는 루게릭병 환자다. 이론적으로는 뇌의 패턴을 읽으면 생각만으로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뇌의 신호를 환자들이 착용하는 로봇용 팔, 다리 같은 장비에 전달하면 환자가 움직일 수도 있다.

뉴럴링크는 올해 11명, 2025년 27명, 2026년 79명에게 뇌 임플란트를 이식할 계획이다. 향후 2030년까지 2만2000건을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머스크는 미래에는 뇌 임플란트가 시력 장애를 치료하는 ‘라식 수술’처럼 흔한 수술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앞서 뉴럴링크가 동물을 대상으로 시행한 뇌 임플란트 실험에서 1000마리 이상의 양, 돼지, 원숭이 등이 죽었다는 의혹이 나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11월에는 4명의 미국 국회의원이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자사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 의도적으로 감췄는지를 조사하도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하기도 했다.

#머스크#뇌#텔레파시#칩#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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