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금메달 3개 기보배
작년 선발전 거쳐 국가대표 복귀
파리올림픽 도전에 관심 쏠렸지만
“이젠 해설자로 후배들 응원할 것”
‘얼짱 궁사’ 기보배(36·사진)가 활시위를 내려놓는다.
기보배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세이던) 1997년 처음 활을 잡은 뒤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계속해 “다시 태어나면 양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아 이들과 다시 경쟁하는 걸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다시 태어나도 양궁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현대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72년 뮌헨 대회 이후 기보배보다 올림픽 금메달이 많은 선수는 김수녕(53·4개) 한 명뿐이다. 2017년 결혼한 기보배는 출산 등으로 대표팀을 떠나 있다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며 6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종평가전에서 후배들에게 밀려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저력을 증명한 만큼 올해 파리 올림픽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기보배는 “한국 양궁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상상도 못 할 만큼 큰 고충과 부담이 따른다. 과거에 올림픽을 준비할 때처럼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고 후배들이 잘할 거란 믿음도 있었다”며 “파리 올림픽 때는 TV 해설위원으로 후배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선수 생활 기간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장혜진(37·은퇴)에게 패했던 리우 올림픽 개인전 준결승을 꼽았다. 그는 “(올림픽) 2연패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았고 나도 꿈이 컸다.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장혜진이 결국 이 대회 금메달을 땄고 기보배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가족들이 27년 선수 생활을 기념하는 뜻으로 만든 순금 27돈짜리 금메달을 받아 든 기보배는 “양궁이 올림픽 때만 관심을 받는 게 아쉬웠다.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은퇴 후 계획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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