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공동 연구팀이 걷기만 하면 오염수가 식수로 정화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매년 오염된 식수로 8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개발도상국의 공중 보건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상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중국 런민대·칭화대 국제 공동 연구팀이 물에서 사는 수인성 병원균을 제거하는 휴대용 장치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장치는 걸어다니면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이용해 물통 속에 있는 병원균을 제거한다. 정전기로 전기장을 만들면 병원균의 세포막 주변에 압력이 발생한다. 이 압력으로 인해 세포막에 구멍이 뚫리면서 균이 사멸하는 원리다.
전기장의 크기가 클수록 균을 쉽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휴대용 물병에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수준의 얇은 금속 선(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을 설치했다. 연구진이 실제로 휴대용 물병을 들고 걸어본 결과 10분만 걸어도 99.9999%의 병원체가 사멸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보행으로 얻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병원균을 직접 소독하는 기술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 1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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