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모친’ 故 정차순 씨 빈소에
민주화운동 동료-정계 인사 발길
尹대통령 등은 빈소에 화환 보내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는 장례 이틀째인 18일 정 씨와 함께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동료와 정계 인사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등 각계 인사가 보낸 근조 화환이 길게 자리했고 유가족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저녁 정희용 수석대변인, 이인선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박종철 열사로 인해 우리나라가 민주화되는 데 많은 변곡점이 됐다”며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입고 아픔을 가진 분을 정부·여당이 잘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오후에 빈소를 찾아 “박 열사는 1980년대 민주화 투쟁의 기폭제 역할을 하신 분이다. 최근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쌓아왔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열사의 부산 혜광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2년 선배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빈소를 방문했다. 조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종철이가 추구했던 꿈,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무이, 너무 걱정 마시고 편히 가시이소”라고 썼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역사 속 한 페이지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박 열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그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빈소를 찾아 정 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윤 청장은 “고인과 고인의 아들이 염원했던 자유와 민주, 인권을 수호하는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1987년 박 열사를 고문해 숨지게 하고 이를 은폐하려 했던 잘못을 반성하는 발언이다.
정 씨는 아들인 박 열사가 1987년 경찰에 강제 연행돼 고문받다가 사망하자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민가협)에 참가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 왔다.
유가족들은 고인을 ‘강한 어머니’로 기억했다. 박 열사의 형인 종부 씨(66)는 “어머니가 친구같이 지내던 동생을 누구보다 보고 싶으셨을텐데, 평생을 혼자 삭이며 이겨내셨다”면서 “그 어려움 속에서 손주 2명을 25년 동안 키워내신 참 강한 분이셨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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