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장애 얻은 30대, 5명 살리고 하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6일 03시 00분


학교 폭력으로 장애를 입고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3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최성철 씨(37·사진)가 좌우 안구와 좌우 신장, 간장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달 21일 저녁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이식 받은 사람들을 통해 밝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서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소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지만 고교 시절 심각한 학교 폭력을 당해 정신질환이 생겼고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혼자 사회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사무직에 취업하는 등 부단하게 노력하며 지냈다. 주변에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털어놓기도 했다.

가족들은 최 씨가 이달 경북 경주시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으나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먼저 떠났다며 아쉬워했다.

#학교 폭력#장기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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