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예술 통념 뒤집어” 워싱턴 달군 韓작가 작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3일 03시 00분


서도호 작가 설치미술 ‘공인들’
美스미스소니언 입구에 5년 전시
위인 없는 동상대 400여명이 떠받쳐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입구 앞에 등장한 한국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공인들’. 사진 출처 NAMM 웹사이트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입구 앞에 등장한 한국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공인들’. 사진 출처 NAMM 웹사이트
미국 수도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에 ‘민초(民草)’를 주제로 한 한국 미술가 서도호(62)의 작품 ‘공인들(Public Figures)’이 설치됐다. 지난해 개관 100주년을 맞은 NMAA가 서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해 탄생했다. 향후 5년간 이곳에서 연간 2500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술관 입구에 등장했다. 약 3m 높이의 거대한 동상대를 각기 다른 모습을 한 작은 사람 400여 명이 양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받치고 있다. 동상대 위에 특정 위인도 없고, 개관 100주년 기념 작품이지만 이를 알리는 현판도 없다.

서 작가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관람객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서구 기념비의 특징을 뒤집고 싶었다”며 “이 기념비의 영웅은 ‘민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풀 한 포기는 아주 약하지만 (여러 포기가) 뭉치면 절대 죽지 않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체이스 로빈슨 NMAA 관장은 “방문객들에게 역사가 기념하고자 하는 대상과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 허 NMAA 큐레이터는 “위정자 또는 영웅과 민중 가운데 역사에서 누가 더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일 수 있다”라고 했다. WP는 “공공예술의 통념을 뒤집은 시도”라고 호평했다.

#서도호#설치미술#공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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