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수술을 받아야 하는 50대 응급환자가 받아줄 병원을 찾아 헤매다 공공병원장에게 직접 수술받게 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16일 인천의료원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50대 환자는 11일 오후 2시경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돌봐주는 가족이 없는 데다 치매를 앓고 있어 인천 함박사회복지관 지원을 받고 있는 환자였다. 요양보호사와 종합병원을 찾은 이 환자는 급성 충수염 진단을 받아 수술 일정을 잡고 입원했다. 애초 12일 오전에 수술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환자가 무단으로 병실을 이탈하면서 수술 일정이 틀어졌다.
그사이 맹장이 터져 장폐색(막힘) 증세를 보였고 복막염까지 진행되면서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몰렸다. 특히 치매 환자라는 이유로 병원 측은 소견서를 작성해줄 테니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이 가능한 대학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유했다. 이에 인천 상급종합병원 2곳을 찾아갔지만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치료받지 못했다. 수도권 병원까지 수소문해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이 환자는 12일 오후 늦게서야 공공병원 인천의료원 응급실에 실려 와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 13일 오전 7시경 조승연 인천의료원장(61·사진)이 직접 집도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조 원장은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의사는 환자를 가려 받지 않아야 하며 환자 곁을 떠난 의사는 우리 사회에서 호소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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