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까지 5명 생명 살린 구급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9일 03시 00분


김소영씨 뇌사로 장기기증


소방서 구급대원으로 약 20년 동안 근무하며 수많은 생명을 살렸던 40대 여성이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김소영 씨(45·사진)가 심장, 폐, 간과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증원과 유족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6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다른 생명을 구하고자 했던 김 씨의 뜻을 지켜주고 싶다”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광주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소방서 구급대원이란 자부심이 강했던 그는 응급구조대원으로 근무하며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릴 때마다 주어지는 ‘하트 세이버’ 배지를 5개나 받았다. 다양한 재난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구조 활동을 해 전남도의사회 표창을 받기도 했다. 화재 및 구조로 스트레스가 많은 소방관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학과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김 씨는 같은 소방관인 남편과 결혼해 1남 1녀를 길렀다. 남편 송한규 씨는 “떠나고 나니 얼마나 사랑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아이들을 잘 키우겠다”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구급대원#김소영 씨#장기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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