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어린이 돕던 40대, 5명 살리고 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일 03시 00분


5월 뇌사 판정 박준영씨 장기기증


아프리카 어린이를 10년 넘게 후원하며 나눔을 실천하던 40대 남성이 장기 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박준영 씨(47·사진)가 심장, 폐,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2일 밝혔다. 기증원과 유족에 따르면 박 씨는 정밀판금 가공 엔지니어로 공장을 운영했다. 그런데 5월 6일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 몸에 이상을 느꼈고 직접 119에 신고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발견해 응급실로 이송했으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서울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박 씨는 호기심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10년 넘게 후원을 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박 씨가 더 이상 회복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몸 일부라도 세상 어디선가 살아 있으면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여동생 희경 씨는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그래도 앞으로 오빠처럼 든든한 자식 노릇을 하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뇌사 판정#박준영씨#장기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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