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추모식 진행자 양성 나서
순직 동료 예를 갖춰 보낼 수 있게
10월부터 집례관 활동 시작 예정
“추도식 진행을 할 때는 옆 사람에게 말하듯이 부드럽게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다시 한번 연습해볼까요?”
10일 정부세종2청사 소방청 2층 소강당. 교육을 진행하던 박창배 국립대전현충원 집례관이 이렇게 말했다. 올해 10월 순직소방공무원 추모식부터 행사를 진행할 ‘소방 집례관’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었다. 집례관은 추모 행사 및 기념식의 전반적인 진행을 담당하는 사람을 뜻한다.
박 집례관은 “내가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공무원은 충분히 예우받고 존중받아야 한다”며 “추모식에 기분이 좋아서 오는 사람은 없다. 그런 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감싸안는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이 집례관 양성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각 시도의 소방본부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당초 본부별로 한 명씩 총 18명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관심 있는 직원이 많았다”며 “순직한 동료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한 것인 만큼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에선 추모 행사 의전 방식과 헌화 및 분향 방법, 참배 절차 등 추모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이 숙지해야 하는 기본적인 예절과 원칙들을 설명했다. 이후 참석자 모두가 집례관이 되어 다 함께 식순 진행을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이동욱 소방경은 “추모 행사 담당자가 자주 바뀌다 보니 추모 행사 예절을 주로 알음알음 주변에 물어보거나 유튜브를 통해 배워 마음 한편으로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번 교육으로 헌화 꽃봉오리 놓는 방향, 향 피우는 법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관련 자료를 받으며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예를 갖춰 순직한 동료를 보낼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건일 소방청 보건안전담당관은 “집례관들이 순직 소방공무원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는 추모 행사의 품격을 한층 높이고 유가족의 마음도 어루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순직 소방공무원의 헌신을 기억해주시고 추모 문화 조성에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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