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조용한 佛 시골마을서 결선 열려
47개국 500여명 참가해 성황
“우리 마을에 세계적 성악가(조수미)와 그를 보려는 유명인들이 모이다니 기적이네요.”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결선이 열린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중부 루아르 지역 솔로뉴의 라페르테앵보 성에서 만난 주민 마리노엘 메스 씨는 “조수미와 한국에 정말 고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성악가가 프랑스의 조용하던 시골 마을을 주목받는 무대로 만들어줬다는 얘기다.
이번 콩쿠르는 한국인 성악가 이름을 딴 첫 국제 콩쿠르로 주목받았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국제 콩쿠르를 통해 과거 자신처럼 실력은 있지만 가난한 젊은 성악가를 돕겠다는 오랜 꿈을 이뤘다.
콩쿠르를 프랑스에서 연 이유에는 40여 년 전 무명이던 자신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프랑스에 보답하는 의미도 있다. 유럽의 중심에서 신인 성악가들을 소개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게 해주겠다는 의미다. 조 씨는 “그동안 꿈꾸고 준비해 온 콩쿠르가 정말 열리는 건가 싶어서 살을 꼬집어 봤다”며 “내겐 너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신인 발굴을 위해 지원 나이를 18∼32세로 정한 이 콩쿠르에선 세계 47개국에서 ‘젊은 성악 새싹’ 500명이 지원해 예선을 거쳐 24명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 진출자들은 7일부터 준결선을 치렀고, 최종 11명이 12일 결선에 참여했다. 1위는 중국인 바리톤 리쯔하오, 2등은 루마니아인 테너 제오르제 이오누트 비르반, 3등은 한국인 테너 이기업이 차지했다. 대회는 2년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콩쿠르는 지역 주민들과 젊은 성악가들이 교류하는 장이 됐다. 대회 기간 참가자들은 두 명씩 콩쿠르 측이 소개한 현지 가정에 홈스테이하며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익혔다. 각국의 꿈나무 성악가들이 경연에 집중하도록 도왔던 지역 주민들은 “우리 모두가 참여한 경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홈스테이를 도운 주민 세브린 포르니 씨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이곳에서 특별한 국제 행사를 연다는 것은 무척 좋은 시도”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1등 상금이 5만 유로(약 7500만 원)로 경쟁 콩쿠르에 비해 높은 점도 주목을 받았다. 현지 매체 ‘프랑스3’는 고급 시계 브랜드 ‘롤렉스’가 후원하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국제 콩쿠르도 상금이 3만5000유로를 넘지 않는다며 이번 대회의 높은 상금 규모에 주목했다.
우승자 리 씨는 “커리어를 쌓아 아주 큰 오페라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비르반 씨 또한 “제게 성악가 조수미는 전설”이라며 “인생에서 받은 최고의 상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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