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복지단체의 ‘다문화 클래스’
여름캠프에 초중고생 160여명 참석
축구-농구 등 함께 하며 서로 어울려
“튼트니!” “마으미!” “파이팅!”
8일 경기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대강당에 각 팀 이름을 응원하는 힘찬 고함이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초중고교 학생 160여 명과 삼성 임직원 50여 명이 함께하는 ‘여름 운동회’가 한창이었다.
어린이부터 30대 직장인까지 함께한 이 운동회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또래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곤 했던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자존감을 키우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삼성다문화청소년클래스가 주최한 ‘삼성 다문화청소년 스포츠 클래스’ 여름캠프다.
이날 여름방학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어린이와 청소년 160여 명은 ‘여르미’(여름), ‘모미’(몸), ‘마으미’(마음), ‘튼트니’(튼튼) 4개의 팀으로 나눠 열띤 경기를 펼쳤다. 특히 삼성 스포츠 동호회 소속 임직원들뿐 아니라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선수들도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첫 번째 종목은 축구. 팀별로 15명의 선수들이 공을 드리블해 몰고 간 뒤 골대로 차 넣는 경기가 펼쳐졌다. 장애물을 피해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것이 익숙지 않은 듯 공이 여기저기로 튀었지만 개의치 않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골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자 머쓱한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행사 시작 직전 익숙지 않은 환경에 다소 긴장된 표정이던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경기가 펼쳐지자 어느새 활기와 웃음이 얼굴에 가득했다. 4개 팀 중 마으미 팀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튼트니 팀이 가장 늦었지만 4개의 팀이 모두 함께 입을 모아 “튼트니 파이팅”을 외쳤다. 같은 튼트니 팀도 실망한 표정 없이 마지막 팀원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운동회에 참여한 삼성 썬더스 주장 이동엽 선수는 “다양한 문화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며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스포츠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스포츠 클래스에 참여 중인 최정아(가명·9) 양도 “친구들이 서운하게 해도 말을 잘 못하고 울기만 했었다”면서 “스포츠 클래스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린 뒤로는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다문화청소년클래스는 삼성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이브더칠드런 등이 힘을 합쳐 다문화가정 어린이 청소년을 위해 출범한 사업이다. 삼성에선 제일기획이 주관사를 맡고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등 8개 관계사가 함께한다. 올해 3월 시작된 스포츠 클래스 1기는 서울, 경기, 인천 등 13개 기관에서 280여 명의 청소년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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