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83·사진) 감독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막사이사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일본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재단 측은 그의 수상 이유를 두고 “예술을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표현했다. 환경 보호, 평화, 여성권 등을 쉽게 이해시켰다”고 밝혔다. 또 관객들로 하여금 성찰과 배려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도 했다.
미야자키 감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의 여성 멸종동물 보호 운동가 파르한 파르위자, 태국의 저소득층 전문 보건단체 ‘농촌의사운동’ 등 개인 4명, 단체 1곳 등 총 5명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올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다.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공동 창업자인 미야자키 감독은 1941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배 및 사회 혼란 등을 겪으면서 반전(反戰), 환경 중시 등의 주제에 천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인하고 지혜로운 여성 주인공 등이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 주제로 꼽힌다.
그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수많은 명작을 만들었다. 지난해 선보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도 미국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라몬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그는 생전 아시아 평화에 매진했고, 청렴한 지도자로도 이름이 높았다. 매년 아시아 사회에 공헌한 개인 및 단체에 수여된다. 테레사 수녀,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이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1962년 장준하 선생이 처음 수상했고 장기려 박사, 법륜 스님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펼쳐온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이 2019년 상을 받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