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초국가적 실체인 듯 행동”
우회접속땐 하루 1200만원 벌금
브라질 정치권 찬반 갈등 고조
머스크 “판사 아닌 독재자” 비판
“일론 머스크가 브라질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았다. ‘X’ 중단은 정당하다.”(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
“브라질에서 X를 금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판사가 아닌 ‘독재자’다.”(일론 머스크 X 소유주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
브라질 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X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평소에도 심각한 브라질 정치권의 좌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대법원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반겼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도 훼손시킨 조치”라고 맞섰다. 현재 브라질 인구의 약 20%인 4000만 명이 X를 쓴다.
2017년부터 대법관으로 재직 중인 지모라이스 대법관(56)은 이날 X가 올해 지방선거, 2022년 대선 과정 등에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조했으며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법원 명령을 무시해 온 점 등을 서비스 중단 이유로 밝혔다. 특히 그는 머스크 CEO가 “브라질 주권, 특히 사법부에 대한 무례함을 보이면서 자신이 초(超)국가적 실체인 듯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브라질 내에서 X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또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X를 우회 접속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매일 5만 헤알(약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내 자산도 동결된다.
브라질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기능을 한다. 총 11명의 대법관 또한 75세까지 재직할 수 있어 사실상 종신제나 다름없다는 평을 얻는다. 특히 ‘합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나라와 달리 대법관 1인이 개별 사건에 직접 벌금 부과 등의 단독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2022년 10월부터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번 그의 결정을 두고 브라질의 정치권에선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파 측은 “사법부를 정치화했다”고 반발했지만 좌파 진영은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칭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에 X를 차단한 곳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 권위주의 국가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빅테크에 비판적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X에 “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기면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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