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장학금 남기고 떠난 여대생에 명예졸업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0일 03시 00분


대구대, 오늘 故 차수현씨에 수여
장학금 600만원은 과 후배 6명에게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모교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놨던 대구대 생물교육과 고(故) 차수현 씨(사진)가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대구대는 20일 오후 2시 경북 경산시 진량읍 경산캠퍼스 성산홀 2층 대회의실에서 수현 씨의 아버지 차민수 씨(55)와 박순진 대구대 총장, 생물학과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명예졸업장 전달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구대는 아버지 차 씨에게 딸의 명예졸업장을 전달하며 수현 씨의 소중한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 대구대는 같은 날 수현 씨가 대학에 기탁한 장학금 전달식도 함께 연다. 수현 씨가 다녔던 학과의 후배 6명이 1인당 100만 원씩 장학금을 받을 예정이다.

수현 씨는 올해 6월 꽃다운 22세 나이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소 아르바이트로 번 돈 600만 원을 교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장학금으로 남겼다는 사실이 아버지를 통해 알려졌다. 대구대는 수현 씨가 평소 다녔던 사범대 건물 벤치에 추모 문구를 새긴 데 이어 이번에 명예졸업장 전달로 그의 뜻을 기렸다. 아버지 차 씨는 “수현이가 그동안 대학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학과 교수님과 친구들, 선후배들에게 고맙다”며 “4학년이 돼 교생 실습 나가는 것을 몹시도 기다렸던 수현이가 끝내 교사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명예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하늘에서 본다면 무척이나 기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대장암 투병 중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차수현 학생의 열정과 헌신은 모든 학생에게 큰 귀감이 됐다”며 “그의 용기와 강인함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비록 차수현 학생은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지만, 교사의 꿈을 향한 그의 꿈과 열정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금#여대생#명예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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