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러시아 제재가 필요하다.”
올로프 스코그 신임 유럽연합(EU) 인권특별대표가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자 방한한 스코그 대표는 주유엔 스웨덴 대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스코그 대표는 “불법 침략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북한이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인권과 안보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군사 공조는 유럽과 한국의 안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고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스코그 대표는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이고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공통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뒤 스코그 대표는 이메일로 “EU는 국제법을 위반한 이번 파병과 관련해 추가 제재 도입 등 모든 대응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핵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태도 변화도 지적했다.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유엔 안보리 의장을 지냈던 당시와 달리, 최근 미중 경쟁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의무를 방기하고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엔에선 올 3월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실태를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체된 바 있다. 당시 중국도 기권하면서 ‘북한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스코그 대표는 2025∼2027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당선된 한국 정부에 “성평등 강화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그리고 사형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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