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
故최종현 선대회장 AI재현 공개
장학생들에게 격려의 말 전해
최태원 “사회 환원 방법 스스로 찾길”
“가능성을 따져볼 시간에 남들보다 먼저 도전을 시작하고 가끔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는 굳건한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영상에 나타나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넨다. 자신의 흉상을 보고선 ‘안 닮았다’며 농담도 한다.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낸 최 선대회장의 모습이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26일 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AI로 재현한 최 선대회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최 선대회장은 “50년 전에 내가 꿈꿨던 이상으로 재단을 성장시켜준 최태원 이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선대회장이 ‘수고했다’는 말을 했을 리가 없다. ‘이것밖에 못 하느냐’며 좀 더 잘하라고 야단을 쳤을 것 같다”며 “언젠가 저도 AI로 나와서 ‘좀 더 잘하자’는 얘기를 할 것 같다”고 영상을 본 소감을 밝혔다.
최 선대회장은 1974년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의 신념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세웠다. 같은 해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첫 해외유학 장학생으로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1977년 사회과학분야 해외유학 후보학생을 선발했고 1982년에는 자연과학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까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해외유학·국내장학·국제교류 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인재의 수는 5128명이며 이 중 박사학위자는 952명에 달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박홍근 하버드대 화학 및 물리학과 석좌교수,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포함됐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한 장학생들은 영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최 선대회장이 해줬던 ‘마음에 씨앗을 심으라’는 말이 기억난다”, “유학을 떠나기 전 대접받았던 국밥의 맛이 떠오른다” 등을 말하며 최 선대회장을 기렸다.
최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제 이름의 ‘원’과 같은 한자인데,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라)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면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론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인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물을 처음으로 판 사람이 있었기에 오늘날 물을 마실 수 있으며 언젠가는 여러분도 우물을 새롭게 파는 것과 근원에 대해 생각하면서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기념식에는 재단 관계자와 장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인 최인근 SK E&S 패스키 매니저도 함께했다. 최 회장은 “할아버지가 뭘 했고, 아버지가 뭘 했는지 보고 배워야 하니 참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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