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면 장열2리 마을회관서 열려
탄광 사라져 80가구가 55가구로
“오랜만의 아이 울음소리에 활력”
귀촌한 아이 부모 “둘째도 낳을것”
“진짜 복덩이 중의 복덩이지요. 부부의 경사를 넘어 마을의 큰 경사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 정선군 북평면 장열2리 다목적 마을회관. 이 마을 주민 7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5년 만에 장열2리에서 태어난 아이의 백일 잔치가 열렸다. 마을 축제의 주인공은 8월 26일 아버지 이준영 씨(41)와 어머니 최영화 씨(32) 부부의 품에 안긴 첫째 아들 강 군이다. 본 100일은 3일이지만 주말을 맞아 앞당겨 잔치를 치렀다.
잔치에 참석한 주민들은 “오랜만에 아이 울음소리를 들으니 마을에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 아이가 우리 마을에서 건강하게 오랫동안 행복하게 생활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네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정선 탄광촌 가운데 한 곳이었던 이 마을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80여 가구가 살았는데 지금은 55가구로 줄었다. 탄광이 사라지고 상당수 주민들이 외지로 이주하면서 신생아는커녕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듣기 힘든 곳으로 변했다.
이 마을에 다시 신생아 울음소리가 들리게 된 것은 이 씨가 귀촌한 덕분이다. 이 씨는 “19년 전 지인이 살던 이곳에 놀러왔던 부모님이 장열2리를 마음에 들어 해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면서 정착하게 됐다”며 “부모님은 예전에 살던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이곳을 오가고, 지금은 아내와 둘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혼인신고만 하고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이 씨 부부는 내년에 가족과 마을 분들을 모시고 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 씨는 “지역에 산부인과가 없다 보니 임신 기간 먼 강릉으로 가 진료를 받는 게 힘들었지만 다행히 아이가 엄마 배 속에서 건강하게 잘 자랐다”며 “지금은 모유를 먹으며 잘 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마을 맹영빈 이장(66)은 “아이를 보기 힘든 농촌 마을에 경사스러운 일을 모두 함께 축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행복하다”며 “아이가 살기 좋은 장열2리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씨는 “강이가 경쟁하는 삶보다는 유유자적하면서 건강히 잘 자라길 바란다”며 “나중에 강이 동생도 낳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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