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올해의 의인 9명 선정
계단 넘어진 승객 지혈-붕대 압박
시설물 결함 신고 안전사고 막기도
올해 4월 5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으로 향하던 출근길 열차 안. 50대 남성 승객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졌다. 같은 열차에 타고 있던 박새미 씨는 강동역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진 남성을 열차 밖으로 옮긴 뒤 “사람이 쓰러졌다”며 큰 소리로 도움을 청했다. 박 씨는 지하철경찰대, 지하철 보안관과 함께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10여 분이 지나 119구급대에 실려 이송된 남성은 재빠른 응급조치 덕에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박 씨처럼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던 중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살리거나 역사 시설물의 문제를 발견해 안전사고를 막은 9명이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지하철 의인을 선정하고 13일 포상금과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공로가 큰 3명에게는 서울시장 표창도 수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선정한 의인을 포함해 총 42명을 지하철 의인으로 선정해 감사장과 포상 등을 수여해왔다.
이 중 5명은 지하철을 이용하다 마주한 응급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해 생명을 구한 공을 인정받아 의인으로 선정됐다. 약사인 유선춘 씨는 지난달 16일 지하철 3호선 열차 안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진 응급환자를 안국역에 내리게 한 뒤 심폐소생술을 했다. 유 씨는 환자의 호흡과 맥박 등을 고려해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응급구조사인 김한나 씨는 8월 1일 지하철 6호선 합정역 계단에서 넘어진 승객을 발견한 뒤 지혈과 붕대 압박을 하며 119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환자의 곁을 지켰다. 공사 관계자는 “김씨는 합정역의 붕대를 빌려 쓴 것이 미안하다며 사비로 붕대를 구매해 합정역 고객안전실을 찾았다”며 “이에 합정역 직원들이 큰 감명을 받아 의인 포상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최윤민 씨는 9월 비가 내리던 늦은 밤 1호선 청량리역 6번 출입구의 캐노피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 최 씨는 역사 밖으로 나와 상황을 파악한 뒤 “천장 유리가 파손돼 있어 위험하다”며 이를 고객안전실에 바로 알렸다. 이후 비가 거세지며 파손된 유리가 떨어졌지만, 최 씨의 신속한 신고 덕에 현장이 통제돼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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