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서 55km 떨어진 신안 도초도
전교 1등 놓치지 않던 문정원 양
도초고 개교 46년 만에 합격 경사
26일 마을잔치서 주민과 축하예정
《목포서 뱃길 2시간반 도초高… 개교후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
전남 목포시에서 배로 2시간 반 걸리는 신안군 도초도의 도초고에서 개교 46년 만에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가 나왔다. 섬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다닌 문정원양(18)이 그 주인공이다. 섬 곳곳은 물론이고 섬을 오가는 카페리선에도 축하 플래카드가 붙었다. 문 양은 변변한 학원도 없는 섬에서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매일 오후 10시까지 입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문 양은 “선생님과 친구들 응원 덕분에 합격했다. 고마움을 의사가 돼 사회로 돌려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섬에서 공부하면서 여러 제약이 많았지만 옆에서 선생님과 친구, 가족이 응원해줘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가 되면 이런 고마움들을 사회로 돌려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일 전남 신안군은 도초고 3학년 문정원 양(18)이 서울대 의대 수시전형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도초고 개교 46년 만에 첫 서울대 의대 합격자다.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유명한 도초도는 전남 목포시에서 54.5km 떨어진 섬으로 목포 북항에서 출발하면 배로 2시간 반가량 걸린다. 주민들은 주로 ‘섬초’로 알려진 시금치를 재배하거나 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학교 측에 따르면 문 양은 이 섬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모두 다녔다. 또 1∼3학년을 합쳐 전교생이 159명뿐인 고교에서 전교 1등을 내내 놓치지 않았다. 인구 2300여 명으로 변변한 학원 하나 없는 섬이지만 자습과 교사의 지도로 실력을 키웠다.
이 학교의 임동규 교감은 “2008년 교육부에서 기숙형 고교로 선정돼 전남 전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받는다”며 “학생 모두 오후 5시 정규 수업이 끝나면 오후 10시까지 방과후학교 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을 한다. 관사에 사는 교사들도 같이 남아 수업도 하고 질문도 받는다”고 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금요일 저녁 기숙사에서 나가 배를 타고 목포에 가서 학원 수업을 듣고 일요일 저녁 섬으로 돌아오며 보완했다.
도초고는 문 양에게 장학금 1000만 원을 줄 계획이다. 도초고 졸업생이 기탁한 1억 원으로 올해부터 서울대 진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한 학교 방침에 따른 것이다.
문 양이 서울대 의대 수시모집 1차에 합격했을 때부터 섬은 축제 분위기였다고 한다. 최종 합격 후에는 섬 곳곳은 물론이고 섬을 오가는 카페리선에도 축하 플래카드가 걸렸다. 문 양의 큰아버지 문득주 씨(57)는 “도초고 동아리 발표회가 열리는 26일 주민들과 조카의 합격을 축하하는 잔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이번 합격 소식은 섬 지역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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