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년 개봉)을 통해 ‘줄리엣의 화신’으로 사랑받았던 배우 올리비아 핫세(사진)가 암 투병 끝에 2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이날 고인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핫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은 슬픔을 느낀다”는 글이 게재됐다. 명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핫세는 오랜 시간 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5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인 고인의 실제 이름은 올리비아 허시(Hussey)로 부르는 게 맞다. 하지만 일본에서 그의 성인 허시를 자국 발음으로 핫세라고 쓴 것이 국내에서도 통용되며 그대로 굳어졌다.
아르헨티나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둔 핫세는 영국으로 이주한 뒤 어린 시절부터 배우로 활동했다. 13세에 영화 ‘크런치’(1964년)로 데뷔했으며, 4년 뒤 개봉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1969년 미국 골든글로브 여자신인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유명세를 치르며 10대 시절 긴 방황을 겪기도 했다. 핫세는 2018년 피플지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며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됐고 나는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이후 ‘블랙 크리스마스’ ‘나일강의 죽음’ ‘아이반호’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으나 줄리엣의 이미지가 평생을 따라다녔다. 2022년에는 로미오 역할을 맡았던 상대 배우 레너드 위팅과 함께 “10대에게 강제로 나체 촬영을 시켰다”며 영화사 파라마운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듬해 기각됐다. 세 번 결혼해 세 자녀를 뒀으며, 딸 인디아 아이슬리는 할리우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