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바람이 불고 때로는 눈보라가 쳐도 산천의 초목은 힘차게 솟아오를 봄소식을 준비합니다. 삼동 찬바람에도 새봄을 준비하는 보리싹처럼 곳곳에서 찬란한 새봄을 준비하니 봄꽃 향기는 더욱 그윽하고 꽃잎은 더욱 선명할 것입니다.”(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신년 법어)
을사년 새해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빚어진 어려운 상황을 국민 모두의 지혜로움으로 극복하고 희망의 새해를 맞자는 송년·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신년사에서 “모든 다툼을 멈추게 하고 화합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최선의 안은 소통이라는 통로의 확보”라며 “우리 모두가 다툼은 그치고 어울림으로 함께 사는 길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사부대중께서는 지혜를 모아 주시길 간곡한 마음으로 축원드린다”라고 밝혔다.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도 “‘고통을 마주하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니라’고 하신 부처님 말씀을 기억하자”라며 “혼란의 시기일수록 우리의 마음이 본래 청정한 자성을 잃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은 “한국 정치가 백척간두에 선 위기 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참회하며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서로 비난하고 질책하며 따지다 보면 갈등만 커질 뿐이고 국가공동체는 불행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면서 사랑의 마음으로 손잡아 주자”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도 “새해에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서 새로운 희망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데 온 국민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계엄으로 촉발된 어려운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러나 이런 시련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믿음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며 “우리가 보았던 희망의 가능성이 더욱 꽃을 피워, 각자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향해 서로 손을 내밀고,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징표가 되어주는 공동체가 되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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