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院宰기자」 여권핵심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개헌론」이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요즘 제기되는 개헌론은 각 정파의 미묘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얽히고 설켜 한층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개헌논의의 시발은 자민련측의 내각제 주장. 金鍾泌총재는 개발주도세력과 민주화세력의 대타협을 명분으로 끊임없이 내각제를 주창해 왔다.
여기에 자민련측과 야권공조체제를 구축한 국민회의도 소극적이나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개헌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金大中총재는 『내년 대선전에는 어렵겠지만 16대 때 검토할 수 있다』며 「조건부 동조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金鍾泌총재는 내각제에 의한 집권가능성에 집착하는 반면 金大中총재는 야권공조 지속과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해 내각제를 고리로 활용하자는 속셈이다.
李壽成국무총리가 지난 25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책임정치 실현과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내각제가 좋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개헌론을 증폭시킨 계기가 됐다.
李총리는 『金泳三대통령의 개헌불가 입장은 확고하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발언시점이 金鍾泌총재와 골프회동을 가진 직후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金守漢국회의장이 지난 8월 의장취임직후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4년중임제 개헌론을 들고 나온데 이어 신한국당의 李洪九대표위원이 『대통령임기 5년단임은 너무 짧다』고 동조한 것도 개헌론의 불씨 역할을 했다.
여기에 국민회의의 權魯甲의원까지 「다음 정권부터 적용한다」는 조건아래 역시 대통령 4년중임제를 주장, 대통령중임제가 개헌론의 또 한가지 「주제」가 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