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지역내 미군유해 공동발굴작업을 재개하자는 의사를 미국측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8일 "북한이 지난 9월 계획했다가 연기된 북한지역내 미군유해 공동발굴작업을 조만간 재개할 것을 미국측에 강력히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이같은 요구는 발굴작업 자체보다는 미국과의 대화채널 확보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면서 "이는 북한 잠수함침투사건이후 미국이 북한의 對美 단독접촉요구를 묵살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클린턴 美대통령의 비공식특사자격으로 방북하려던 빌 리처드슨의원의 미군유해발굴 관련 서한을 접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또 현재 李형철 북한 미주국장이 미국에 체류중인 점을 지적하며 "李형철이 미국관리들과의 접촉과정에서 이 문제를 또다시 들고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의원이 당초 북한에 전달하려던 서한에는 미군유해굴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및 비용부담 등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군유해굴작업은 비록 인도적인 차원에서 추진되는 일이지만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고려, 미국측이 신중하게 처리해줄 것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요청했다"면서 "미국측도 우리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은 당초 지난달 중순 한국전쟁당시 미국 B-29 폭격기가 격추된 평양인근지역에서 발굴작업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