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韓美연례안보협의회의(SCM)는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미국의 인식을 한국과 동일선상에 올려 놓았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측은 북한의 전력증강과 잠수함침투 같은 추가무력도발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자세를 공동성명에 담는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동성명은 북한을 가급적 자극하지 않으려 했던 작년 공동성명과 기조가 달라졌다. 공동성명의 출발선이 「대북유화」에서 「대북억제」로 바뀐 것이다.
올해 공동성명은 4자회담에 대한 호응을 북한에 촉구하는 등 남북대화의 여지는 남겨두면서도 북한의 추가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여러 곳에서 표명했다. 이는 미국이 「연착륙 유도」라는 기존의 대북유화정책을 적어도 군사적 측면에서는 거의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고 있다.
양국은 이같은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을지포커스렌즈훈련과 독수리훈련 같은 기존의 한미연합훈련을 강화하고 대잠수함훈련도 신설키로 하는 등 대북억제책을 마련했다. 북한의 국지전이나 무장간첩침투 등 비정규전에 대비, 양국이 실무진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키로 한 것도 억제책의 하나다.
팀스피리트연습의 재개여부를 한반도 안보상황과 연계해 계속 협의한다는 선에서 유보한 것은 한반도에서 이 훈련이 갖는 상징성과 미국의 국내사정을 고려, 미국측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정치카드」로서의 명맥은 남겨두었으나 이로써 94년이후 중단된 팀스피리트는 영구폐기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평화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개별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못박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및 장성급 직접접촉을 노리면서 정전협정을 와해하려는데 쐐기를 박은 것이다.
양국간 군사현안의 하나였던 주한미군점유 미사용기지반환문제에 대해 미국측의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낸 것도 소득이다. 그러나 한미행정협정(SOFA)개정 및 미사일각서 폐기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측이 국무부 실무선에서 적극검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태도만을 보여 여전히 미해결상태로 남게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통일이후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안보구도를 모색하는 「중장기 안보대화」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는 북한이 체제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21세기의 한미군사관계와 지역안보문제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이 먼 장래의 일은 아니라는 공동인식을 반영한다. 논의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통일이후 주한미군의 주둔규모와 지휘체계, 기지사용문제 등이 검토대상일 것이다.
〈워싱턴〓黃有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