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彩靑 기자」 『우리당은 (내년 대선에서)「상대적으로」 젊고 미래지향적인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는 李洪九신한국당대표의 4일 고위당정회의 발언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신한국당은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즉각 해명에 나섰다. 5일 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신한국당은 『지금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연로한데 비해 우리당은 그보다 훨씬 젊은 인사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일반적인 예상이었다』고 李대표 발언의 의미를 정리했다.
李대표 자신도 이날 회의에서 『金大中국민회의총재나 金鍾泌자민련총재는 모두 70대지만 우리당 주자는 60대 초반이나 그 이하임을 말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당내분위기도 李대표의 발언을 「여권후보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다.
李대표의 4일 발언내용은 대충 『정치상황의 전개를 교과서적으로 본다면 오래 집권한 정당에서는 연로한 후보가 나오고 야당에서는 젊은 후보가 나오는 것이 상례이나 우리 정치상황은 다른 것같다. 그래서 우리당의 전망이 좋은 것 아니냐』는 게 그 골자였다.
사실 李대표는 그동안 이같은 얘기를 공사석에서 여러차례 했다. 그는 지난 4.11총선 때 젊은 인재들이 상대적으로 여당에 더 많이 몰려든 것을 실례로 들기도 했고 야당에 비해 다양한 대선후보군을 보유한 것을 여당의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면서 李대표는 자신의 재임기간중 대선후보군중 단 한명의 이탈도 없도록 당내 결속을 유지하는 것을 최대의 사명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도 해왔다. 따라서 李대표의 이번 발언에 특정인 배제 등 「암시(暗示)」나 「복선(伏線)」은 없을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지배적 견해다.
그러나 李대표 발언의 「뒷맛」은 여전히 개운치 않다. 4일 李대표의 발언을 전한 金哲대변인은 「젊고 미래지향적인 후보」라는 대목을 두차례나 반복하면서 『내가 대변인하면서 두차례나 같은 말을 반복한 것은 金泳三대통령의 「독불장군에게 미래없다」는 발언 이후 두번째』라고 강조했다.
李대표 측근들은 5일 『金대변인이 「상대적으로」라는 수식어를 빼고 발표해 혼선을 불러 일으켰다』고 파문확산을 막으려했지만 여권핵심부의 동향에 밝다는 金대변인이 뭔가를 강하게 암시하려 했던 인상을 지우기는 힘들다.
아무튼 李대표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여권내 대선후보군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상대적으로 젊은층인 金德龍정무제1장관(55)과 李仁濟경기지사(48) 진영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환영일색이었다. 또 朴燦鍾상임고문(57)은 『우리당 대선주자들은 모두 야권의 양金씨에 비해 젊지 않느냐』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러나 金潤煥(64) 李漢東(62) 李會昌(61) 崔炯佑상임고문(61) 등 60대 주자 진영은 『연령에 의한 세대교체는 무의미하다』 『당헌에 정한대로 하면되지 무엇 때문에 기준을 언급하느냐』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등 불쾌한 심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야권의 반응은 당연히 냉소적이다. 국민회의 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바로 얼마전에 대통령이 신한국당의 대선후보를 자유경선으로 뽑겠다고 했는데 당대표가 다른 말을 하고 있어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자민련의 安澤秀대변인은 『나라의 명운을 짊어질 국정지도자의 세대교체를 억지로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