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東哲기자」 孔魯明외무장관이 돌연 사표를 제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尹汝雋청와대대변인은 5일오후 孔장관이 李壽成국무총리를 통해 金泳三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이유를 「건강상 이유」라고 밝혔다. 사표를 제출한 孔장관은 이날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불과 20일정도 앞두고 주무장관이 건강을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孔장관이 혈압이 높다고는 하지만 취임(94년 12월)이래 어느 장관보다 잦은 외국순방 등 격무를 별 탈없이 수행해왔고 주말 등산을 즐겨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강 이유설」은 아무래도 신빙성이 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점 때문에 나도는 얘기가 투서에 의한 내사설이다.
외무부 주변에서는 孔장관이 최근 대사이동 등 외무부인사와 관련해 비리가 있었다는 투서가 안기부 등 사정당국에 제출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孔장관은 투서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사표를 제출한 점으로 미루어 일부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孔장관이 대통령께 누를 끼친 점때문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런 추측을 뒷받침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연말로 예상되는 당정개편 등을 앞두고 孔장관에 대한 투서가 많았다』면서 『투서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孔장관이 인민군에 복역한 사실이 드러나 사표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있으나 이 역시 신빙성은 약한 편이다.
孔장관의 인민군 복역사실은 지난 95년2월 「말」지에 보도돼 관계당국에서 조사를 벌였으나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6.25당시 경기중학생이던 孔장관이 인민군에 끌려가 강제로 복무하다 탈출, 국군에 입대해 통역장교로 근무한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尹대변인은 5일 孔장관의 인민군 복역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정당국에서 孔장관의 비리사실을 확인했거나 또는 비리규모가 사법처리를 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어서 「건강을 이유로」 사표를 제출토록 조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유력하게 떠돌고 있는 상태다.